가정해체·학대·폭력·가출 사유
포항지역 24세 이하 89명 ‘방황’
일시·수개월간 ‘단기쉼터’ 없고
북구지역 2곳에만 ‘중장기쉼터’
그나마 14명까지만 수용가능해

포항에서 최근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 ‘가정 밖 청소년’을 보호하는 ‘청소년 쉼터’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지역 내에서 이들 청소년이 짧은 시간 동안 머무를 수 있는 ‘일시 쉼터’와 ‘단기 쉼터’와 같은 시설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포항시에 따르면 과거 가출청소년으로 불리던 ‘가정 밖 청소년’은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 없이 하루 이상 무단으로 귀가하지 않거나, 상당 기간에 거주지 없이 주거적절성이 낮은 곳에서 생활하는 24세 이하의 청소년을 뜻한다. 청소년들이 집을 벗어나서 생활하는 이유는 가정 내 갈등과 학대·폭력·방임, 가정해체, 가출 등으로 다양하다.

2021년 5월 기준 포항시 가출 청소년 현황에 따르면 현재 89명(남구 31명, 북구 58명)의 학생이 보호자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거리를 배회하며 생활하고 있다. 경찰에 가출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학생들의 수를 고려하면, 가정 밖 청소년의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청소년 쉼터’는 가정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숙식 및 의료 서비스 제공, 상담·심리검사, 생활지도 등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시설의 설립 목적은 이들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해 다시 가정과 학교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지역에서 존재하고 있는 가정 밖 청소년들의 수에 비해 이들을 돌봐 줄 수 있는 시설의 수가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항에서는 청소년이 3일 이내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일시 쉼터’와 3∼9개월간 머무를 수 있는 ‘단기 쉼터’가 단 한 곳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가정 밖 청소년들이 머무를 수 있는 청소년 쉼터는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 위치한 ‘포항시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와 북구 죽도동 ‘포항시남자중장기청소년쉼터’ 단 두 곳뿐이다. 이들 시설에서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7명씩 모두 14명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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